직장생활의 대부분을 국내 IT 회사에 있었지만,
내가 다닌 회사의 조직이나 제품 보다 Apple, Google 분석을 더 많이 했었던것 같다.
Apple이나 Google이 신제품이나 신사업을 들고 나오면 왜 이제품을 냈을까, 어떤 전략이 있을까, 왜 이제품은 이렇게 생겼을까, 고민하고 분석하곤 했다. 아마 실제 Apple, Google 직원보다 더 많이 분석하고 더 많이 알고 있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100 page 가 넘는 apple 전략에 대한 분석 장표도 봤고, 부품 by 부품, line by line 제품 해부하면서 200ms의 비밀도 밝혀 낸 적도 있다.
내가 알고 있는 apple 이야기중 itunes와 1,000번의 미팅 이야기도 있었다.
Itunes와 같이 음악 컨텐츠 플랫폼 컨셉은 그 이전에도 많이 회자 되었는데 이해관계자가 많이 얽히다 보니 누구도 실행하지 못했던 컨셉이었다.
Apple이 성공적으로 itunes를 만들어 냈을때 apple 자금, 브랜드 등 을 바탕으로 한 협상력으로 apple이니 쉽게 가능했겠거니 생각 했었다. 그런데 들어보니 itunes를 실행 하기 위해서 top management 부터 담당자에 이르기 까지 1,000번이 넘게 미팅을 했었다는 것이다.
말이 1,000번의 미팅이지 1,000번의 미팅에 소요되는 시간을 제외 하고라도 1000번의 협상 과정을 위한 준비 과정, apple임에도 겪었을 수많은 좌절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렇게 끈질기게 실행하는 'apple' 이니 가능했겠구나 싶다.
나도 기획안을 들고 사내 연구소를 찾아 다니면서 다음사람 설득을 위한 설득, 영혼이 없는 회의들을 하면서도 apple도 1,000번을 했는데 하는 생각으로 그나마 열정을 가지고 밀어 부친 적들이 있다. 동일 안건으로 15번의 회의까지 나름 끈질기게 밀어 부친적도 있었는데 그 이상은 힘들었다.
사실 횟수가 중요한건 아니다. 이 횟수를 가능하게 만드는 열정이 있느냐의 문제이다.
아마도 1,000번의 미팅 중 첫 번째 혹은 '0' 번째 미팅은 나 자신을 설득 하는 미팅일 것이다.
만약 '0'번째 미팅에서 스스로가 온전히 설득이 안되면 그 이후 제3를 설득 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지치게되고, 열정도 사그라들게 되고 결국에는 포기하거나 다른 기회를 찾게 된다. 결국 열정은 이 '0'번째 미팅에서 스스로를 설득 하면서 생기게 된다.
시간이든, 자원이든 투자가 많이 진행된 상황에서는 이런 결정들이 뼈아플 수 밖에 없다.
1,000번의 미팅을 할때 까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정도로 나를 온전히 설득하기 위해서는 '0'번째 미팅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0'번째 미팅의 준비가 잘 되었는지 그리고 '0'번째 미팅의 결과가 성공적인지는 스스로가 제일 잘 안다.
아직 감히 '0' 번째 미팅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준비중인 아이디어들이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0'번째 미팅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