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 life

지역 민방위 교육의 풍경

cjlook 2013. 11. 11. 08:49


지금까지 예비군, 민방위를 전부 학교 아니면 회사에서 처리(?) 하다가,

이제는 처리해줄 조직이 없어 계속 미루다가  근처 민방위 교육소를 시간 맞춰 찾아 갔다. 

(참고로 민방위 교육은 거주 지역에 상관 없이 근처 민방위 훈련소에 신분증을 가지고 가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11월에 대부분 교육이 끝난다.)


지역 민방위 교육장의 풍경은 회사에서 받던것과 사뭇 달랐다.

추리닝과 장발, 무표정과 개슴츠레한 눈매들. 왠지 민방위 교육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잘 맞았다. 

약간은 패배자의 기분도 들었지만 제대로된 분위기에서 민방위 교육이 처음이라 왠지 신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라서 그런지 강사들의 이야기도 조금씩 달랐다. 

반공, 응급처치 등 따분한 내용은 그대로였지만 서두에 꺼내는 이야기들이 애써 희망을 주는 멘트들이었다. 

이런 식이다.


'지금 여러분은 이자리에 있지만 나중에 여기서 대통령도 나오고 장관도 나올 수 있습니다. 희망을 가지세요~'

'대답을 잘 하는 것 보니 여기 계신분들 역시 수준이 높아요~'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희망이 없어 보이고 수준이 낮아 보인다는 뜻이다. 

회사에서 교육을 받을 때는 저런 멘트들을 들은 기억은 없다. 보이는대로 판단하는 것이다. 

쓴 웃음이 절로 났다. 자격지심일까?


그 중에서 가장 유쾌한 강사님은 지진대피관련 강의를 하신 강사님이었다. 

그분은 28년을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지금은 근처 대형 쇼핑몰의 안전관리 본부장이라고 소개하며,

본인이 이자리 까지 올 수 있었던건 모두 자격증 때문이라고 하시며 자격증 취득을 독려 하셨다. 


고맙게도 자격증을 딸 수 있는 비법도 전수해 주셨다.


'일'본놈아 '오'너라 '구'두발로 '두'번 차줄께 '칠년' 동안 


1592 임진왜란, 7년 


아직도 생생히 기억 나는걸 보면 정말로 효과가 있다.


정겨운 지역 민방위 교육의 풍경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