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 life

증권사 찌라시와 카카오톡

cjlook 2013. 10. 28. 08:41


정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바로 주식시장 이다. 


갑작스러운 뉴스에 관련주는 즉각 반응한다. 

대우증권 다녔던 친구가 연수때 받은 교육 내용 중에는 김연아가 동계 올림픽에서 연기중에 3번의 고난이도 턴을 성공할 때 마다 관련 주식이 그에 맞추어 정확히 3번 튄것을 그래프로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 부터 증권사 찌라시라는게 존재 했다. 

정보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주식시장에서 남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를 가장 빠르게 입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서 여의도 증권계에서 서로 이런 정보를 공유하는 그들만이 쓰는 메신저가 있었고 이 메신저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그들끼리 공유 되었고 민감한 연예 정보도 그런 정보중에 하나였다.


주식과 무관한 사람들이야 기업에 대한 각종 정보에는 관심이 없겠지만 연예 가쉽 정보는 누구나 흥미를 가지게 된다. 

그래서 이런 일반 대중이 관심 있어하는 연예 정보에 대해서 증권가에 떠도는 이야기 들이 증권사 찌라시라는 명명하에 일반 대중에게 암암리에 공유 되곤 했고 일반 대중이 평소 접할 수 없었던 이런 정보들을 접하면서 신선하기도 하고 가끔 진실로 판명 되었기 때문에 괜찮게 브랜딩 되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증권사 찌라시가 더이상 예전에 브랜딩 되었던 '증권사 찌라시' 만큼의 특별함이 사라졌다.


심할때는 하루에도 똑같은 내용의 증권사 찌라시가 각기 다른 소스로부터 카톡을 통해 몇 개씩 날라오고 있고, 신빙성이 의심되는 증권사 찌라시라는 딱지를 붙인 정보들이 워낙 많이 생산 되다 보니 정보의 신선함과 신뢰성이 모두 떨어졌다. 


이렇게 수많은 증권사 찌라시가 난립하다 보니 증권사 찌라시 중에서도 어떤게 진짜 증권사 찌라시인지 모르겠고 다 읽기도 힘들다. 또 그 내용 들이 점점 자극적이 되어 가고 있다. 아마도 정보 생산자들도 경쟁이 치열해 지다 보니 관심을 끌기 위해 점점 자극적으로 확대 재생산 되고 있는것 같다. 인터넷 정보 과잉, 게이트 키핑, 찌라시 뉴스의 난립 이런것들이 똑같이 적용 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찌라시가 특별함을 잃은 이유도 역시 인터넷 처럼 유통채널의 변화 때문인것 같다. 


예전에는 워드파일로 정리된 증권사 찌라시 정보가 회사 이메일을 통해 공유되었다. 몇 페이지가 넘는 장문의 글을 담을 수 있는 패키지가 워드 파일이었고, 이런 파일을 공유 할 수 있는건 이메일이 적당했으며 주변인들의 이메일 주소를 모두 외울 수는 없으니 쉽게 대상을 찾을 수 있는 회사이메일을 통해 공유 되었다.


하지만 워드 파일에 담아서 이메일로 공유하는 것은 번거로움이라는 장벽이 있기 때문에 공유의 빈도가 그렇게 많진 않았고 공유 대상도 직장인에 한정되었다. 


그런데 카카오톡이 나오면서 이러한 번거로움이 많이 사라졌다. 카카오톡을 통해 공유 대상이 모여 있는 단체방이 이미 존재했고 아무리 긴 장문의 글이라도 손쉽게 복사해서 모여있는 단체방에 뿌리면 쉽게 공유 할 수 있었다. 대상도 회사원에서 남녀노소 전체로 확대 되었다. 증권사 찌라시 라는 나름의 브랜딩(정보에 빠르다) 차용이라는 사람들이 증권사 찌라시를 퍼트리는 인센트브는 예전이나 최근이나 존재 했기 때문에 카톡을 통해 공유 속도가 기하 급수적으로 빨라졌다. 


이런 유통 채널의 변화 때문에 증권사 찌라시는 카카오톡 활성화 앞서 얘기한 것 처럼 너무나 흔해 졌고, 증권사 찌라시라는 브랜드는 점차 퇴색된 것 같다. 


이번달 들어서 증권사 찌라시 날라오는 빈도가 다시 뜸해 진것은 아마도 증권사 찌라시의 브랜트 퇴색에 따라서 자연히 그걸 퍼뜨리는 인센티브도 작아졌기 때문인듯 하다.                


어찌보면 연예 가쉽의 특권층도 무너진 것이다. 세상은 점점 살만 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