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공지사항
읽고 싶은 공지사항.
카카오톡이 준 새로운 경험이다.
처음 스마트폰(정확히 얘기하면 3G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카카오톡을 접했을 때 무료 문자라는 서비스 컨셉과 주소록 연동의 무차별적인 친구 등록이 신선했다.
그리고 또 다른 특이했던 점 하나를 꼽자면 바로 공지사항의 문체이다.
최근 카카오톡에 올라온 공지사항의 시작과 끝을 보면 이런 식이다.
"오늘도 스티콘을 어마어마하게 날리는 카카오톡 사용자 여러분"
중략
"왕머리 이모트콘도 준비중인 @카카오 드림"
각종 프로그램/App의 잦은 업그레이드에 지치고 딱딱한 공지사항의을 읽지도 않고 공지사항이 요구하는 동의 버튼을 눌르곤 했는데..
친근하게 다가오는 카카오톡 공지사항은 꼼꼼히 읽게 되고 오히려 새로운 공지사항이 있다는 빨간 "N' 자가 반갑기 까지 하다.
문득 궁금해 졌다. 이런 공지사항은 회사의 어떤 사람의 작성하고 작성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초안에 대해서 어느선까지 검토 할까? 최종 공지사항을 올리기전 사장의 결재는 받을까?
나도 어줍잖은 웹사이트를 몇 번 만들면서 공지사항과 비슷한 내용을 고민한적이 있는데 그럴때 마다 적당한 문장이나 표현을 생각하는데 상당히 얘를 먹었던 경험이 있다. 불과 몇 명 방문하지 않을 사이트지만 공개된 공간에서 글 몇 문장으로 방문자가 느끼게될 선입견이 부담되서다.
어찌보면 공지사항은 카카오톡이 유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유일한 통로이고 유저들은 이런 공지사항의 문체를 통해 회사에 대한 이미지가 각인 된다. 그들은 이런것을 잘 알고 전략적으로 접근 하는것 같다.
서버 다운 등 다급한 공지사항 조차,
가벼워 보지이 않으면서 유쾌함을 잃지 않고 또 너무 길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카카오톡의 장난스러운 공지사항 하나를 작성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공지사항의 문장 하나를 가지고 밤새 토론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앞으로 이런 유쾌한 공지사항들이 다른 서비스에서도 많이 보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