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 life

고객 만족

cjlook 2011. 12. 7. 08:41

고객 만족, 감동 경영 따위를 얘기하면 고객이 느끼는 가격 이상의 Value 제공 라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나는 고객의 입장이 되면 항상 손해보는 느낌이다.
간만에 쇼핑을 하려쳐도 항상 막 Sale이 끝난 후이거나, 공연장 등에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해 추가 가격을 지불해도 프리미엄 서비스의 가장 구석진 곳이 당첨 된다. 그래서 뭔가를 지출 할 때는 어느 정도 체념하고 항상 조금 손해 보는 느낌으로 지불한다.

그런데 최근에 소위 돈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자주가던 주유소가 망해서 몇개월간 세차를 못했더니, 차에게 너무 미안해서 매봉역에 간김에 근처의 주유소를 찾아갔다.
네비에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검색하고 돌아 가던 중에 갑자기 주유소 하나가 나타나길래, 내 네비는 뭐하는 넘이지 하고 쑥 들어갔다. 
세차하러 주유소 간거라서 사실 기름은 반이상 차있었다. 기름 너으시던 아저씨가 1분도 채 안되어 턱하고 막히니 '어? 기름 있었어요?' 할 정도 였으니..
그리곤 눈치 채셨는지 세차 까지 같이 계산해 드릴까요? 그러길래 그러라고 했다.
알고 보니 5만원 이상 주유시에만 세차비가 3,000원 인데 기름 값이 48,000원 나와서 해택 보라고 신경 써 주신거다. 
세차장으로 들어 가면서 차가 여기 저기 손자국이 있을 정도로 더러워서 세차 장비로는 안될 테니 세차장 나오면 빈곳에 주차해서 어떻게 어떻게 닦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세차가 끝나자 2분이 붙더니 물기를 닦기 시작했다. 자주 이용하던 주유소의 세차장도 물기 닦기, 차 내부 청소까지 서비스가 3,000원 이었지만 짧은 시간에 대충 처리하기때문에 항상 스스로 다시 닦곤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 몇번을 왔다갔다 하길래 그때 까지만 해도 조금 낫네 하는 정도였다.
물기 닦기를 끝내고 안내하는 곳으로 가니 거기에도 실내 청소를 위해 두분이 계셨다.
언제나 처럼 나는 실내 청소를 위해 자리를 비워주고 뒷 트렁크로가서 외관을 스스로 닦을 생각으로 걸레를 집어 들었다.
그런데 차 밖을 보니 닦을때가 없는 것이 아닌가? 정말 더럽던 차가 물기조차 닦을 곳이 없는 정도로 깨끗해져 있었다. (물론 내 기준이다. 휠 틈새의 먼지 정도는 그냥 넘어가는..)
뻘쭘하게 걸레를 들고 실내 청소가 끝날때 까지 기다렸다. 한참이나
예전 주유소는 실내 청소도 사실 한번 쓱싹하곤 끝이었다. 그런데 이분들은 좌석을 앞뒤로 좍좍 밀고 당기면서 대단한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마치 차를 새로 조립이라도 하듯이...
마침내 끝내고 들어가 보고 역시 놀랐다. 핸들위 먼지, 바닦의 흙 한점 없었으니까...
결국 시동을 걸면서 감동을 받았다.
주유소를 나오면서 또 직업병이 도져 이런 서비스를 할 떄의 ROI를 따져보고 있는 머리를 지우려고 고개를 젓고 그저 웃으며 약속 장소로 향했다.